“5분이면 중고차 이전등록 끝” 신박한 앱의 비밀 [컴퍼니+]

소비자에게 중고차 시장은 악명이 높다. 허위ㆍ미끼 매물이 판을 치는 데다 신뢰도 낮은 판매상들이 난립해서다. 이는 중고차 직거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직거래로 쓸 만한 중고차를 구입한다고 해도 난관은 남아 있다. ‘이 차가 내 차’라고 증명하는 이전등록 절차가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앱을 론칭한 업체가 있다. 카방이다.

판매상을 거치지 않은 채 중고차를 ‘직접 거래’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자동차 등록이니 취ㆍ등록세 납부니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귀찮은 절차는 또 있다. 중고차 이전등록이다. 이는 ‘남의 차’를 ‘내 차’로 만드는 마지막 과정이다. 이런 절차를 혼자 밟을 때면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누가 대신 처리해 줬으면 좋겠다.”

‘카방’은 이런 불편을 없애주는 자동차 소유권 이전등록 앱이다. 2019년 2월 국내 최초로 론칭했다. 박병각(51) 카방 대표는 “오프라인에선 두세 시간 걸리는 중고차 이전등록을 카방에선 5분이면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각 카방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병각 대표는 “소비자들의 위험부담은 줄이고 불완전한 정보는 메우는 게 카방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사진=천막사진관]

✚ 중고차를 이전등록하는 게 그렇게 복잡한가요?
“오프라인으로 자동차 이전등록을 하려면 일단 양도인과 양수인이 만나서 관공서에 함께 가야 합니다. 거기서 이전등록 신청서를 비롯해 필요한 서류를 수기로 작성해 제출합니다. 그다음 세무과로 가서 취ㆍ등록세 고지서를 받습니다. 이제 은행에 가서 세금을 내야겠죠? 이렇게 은행 업무까지 처리한 후 다시 관공서로 돌아와 납부영수증과 매입필증 등을 제출해야 자동차 등록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카방에선 어떻게 이 모든 걸 5분 만에 처리할 수 있는 건가요.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전등록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요.
“앱 화면에 양도ㆍ양수할 자동차 번호와 사용자명을 입력하면 그 차의 시세ㆍ제원ㆍ성능은 물론 양도ㆍ양수인의 정보까지 분석해서 소비자에게 보여줍니다. 정보 확인이 끝나면 보험가입 여부를 체크하고, 소비자가 거래정보를 입력하면 본인 인증을 요청합니다. 인증을 마치면 취ㆍ등록세 등의 세금을 계산해 입금까지 안내하죠. 그다음 계산된 비용을 입금하고 앱을 통해 관공서에 자동차 등록을 요청하면 끝입니다.”

✚ 오프라인 절차보다 훨씬 간단하군요. 카방 이전엔 국내에 온라인 이전등록 서비스 앱이 전혀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이 서비스를 어떻게 시작했나요.
“카방도 원래는 자동차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었습니다. 개인이 소유한 차의 연식ㆍ제원ㆍ사고이력 등 다양한 정보를 한번에 볼 수 있는 앱으로 출발했죠.”

✚ 비즈니스 모델을 왜 변경했나요?
“사업을 하다 보니 정보를 보여주는 것에서 그쳐선 안 되겠더군요. 자동차 플랫폼에 정보는 채소가게의 콩나물 같은 존재입니다.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이란 얘기죠. 고객들은 단순히 정보를 제공받는 것만으론 별다른 편의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앱에도 고객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접목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품었죠.”

✚ 연계할 서비스야 한두 가지가 아닌데요.
“그렇습니다. 자동차 시장이 워낙 크다 보니 기존의 플레이어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다양한 시장참여자들의 니즈(욕구)를 파악하던 중 중고차를 살 때 이전등록 부분에서 빈틈이 있다는 걸 발견했죠.”

✚ 이전등록 분야에서도 간편한 서비스가 필요했던 것이군요.
“맞습니다. 신차와 달리 중고차는 번호판을 새로 교체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이전등록을 하는 게 얼마든지 가능했죠. 단지 그런 서비스가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소비자가 오프라인으로 자동차 등록을 진행하면서 많은 불편을 겪고 있었던 겁니다.”

카방을 이용하면 중고차 이전등록을 5분 만에 끝낼 수 있다.[사진=카방 제공]



✚ 국내에선 처음 론칭하는 서비스인 만큼 사업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요.
“고객과 관공서를 잇는 ‘온라인 창구’를 만드는 일이 녹록지 않았습니다. 관공서에서만 가능한 서류 업무와 허가 절차들이 있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작업이 가능하려면) 협력이 필수적이지만, 기존 관행에서 발생하는 마찰은 피할 수 없었거든요.”

✚ 보수적인 관공서를 어떻게 설득했나요?
“2년 동안 꾸준히 지자체 관공서들과 접촉하면서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한 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듯합니다. 민원인의 편의와 업무 처리 측면에서 카방의 진정성을 믿어준 측면도 있고요.”

✚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반응은 어떤가요.
“아직 월간활성사용자수(MAU)를 따지긴 이른 단계입니다. 다만, 카방의 목적(중고차 이전등록)에 맞게 앱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어느 정도냐고 묻는다면 60%는 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100명이 앱을 내려받았다면, 그중 60명은 실제로 카방을 통해 중고차 이전등록을 한다는 뜻입니다.”

✚ 실제 거래로 플랫폼이 살아남는 건 어려운 과제입니다. 결국 이용자 수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게 관건일 텐데요.
“기존의 중고차 온라인 이전등록 서비스에 이용자들이 원하는 추가적인 서비스를 붙일 계획입니다. 작게는 타이어 교체나 세차부터 크게는 금융결제까지, 연계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합니다.”

✚ 예를 든다면요.
“타이어를 바꾸고 싶은 카방 이용자가 있다고 가정해볼까요? 앱 안에서 이용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타이어를 교체할 수 있을 겁니다. 다른 사용자들과 공동구매하거나 렌털을 선택할 수 있겠죠. 여기에 서비스 제공자는 타이어 품질을 보증하거나 사고 위험에 대비하는 보험 상품을 붙일 수 있습니다. 타이어 구입비부터 보험료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결제시스템까지 얹으면 이용자의 편의성은 더욱 높아집니다. 카방은 이런 식으로 서비스와 서비스를 연결해 이용자들의 경험을 극대화하려고 합니다.”

✚ 실제로 준비 중인 부가서비스가 있나요.
“일단 운전자들이 차를 운행하면서 생길 수 있는 불편한 일들부터 처리해보려고 합니다. 11월 중순 개편을 앞두고 있는 앱에는 과태료, 범칙금, 자동차 검사 일정, 리콜 발생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기능을 포함했습니다. 운전자는 카방 앱에 자동차 번호만 등록해두면 됩니다. 그 번호를 가지고 저희가 직접 지자체ㆍ경찰청을 주기적으로 방문해서 관련 정보들을 확인한 후 앱을 통해 알림을 보냅니다. 운전자들이 직접 해야 하지만 자칫 놓칠 수 있는 번거로운 일을 카방이 대신해 주는 셈이죠.”

✚ 카방이 지금보다 더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또다른 과제가 있을까요.
“무엇보다 중고차 분야의 정보 접근성을 높여야 합니다. 중고차 시장에는 많은 정보가 있지만 정작 필요한 정보를 얻는 건 쉽지 않습니다. 더불어 국산차와 수입차, 차종에 따른 세부사양 등 통일된 정보를 갖기 어려운 점, 자동차에서 개인정보의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규정돼 있지 않다는 점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이런 과제를 하나씩 해결해 앱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겠다는 게 우리의 포부입니다.”

카방의 목표는 누구나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정직한 앱을 만들어 중고차 시장을 투명하게 하는 것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경영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단 얘기군요.
“맞습니다. 정보를 좀 더 쉽게 가져올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도록 우리도 끊임없이 부딪쳐볼 생각입니다. 여기엔 소관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합니다. 사실 앞서 언급했던 관공서와의 협력도 중앙정부에서 나서면 전국적ㆍ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앞으로 자동차도 시장의 중심축은 온라인으로 옮겨갈 겁니다. 중고차 온라인 이전등록을 시작으로 우리는 일종의 우물을 팠고, 목마른 사람들이 많다는 걸 이미 발견했습니다. 지금의 작은 변화들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혜택으로 돌아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카방의 본격적인 시작은 지금부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투명한 자동차 관리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겁니다. 하나의 앱으로 자동차 운행관리, 의사소통, 매도, 구매까지 생태계를 완성하려고 합니다. 자동차를 잘 알고 있든 그렇지 않든 누구나 믿고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앱, 중고차 시장이 건전한 시장으로 정착하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직한 앱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출처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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